2023년 3월 기준 미국의 기준금리인 Federal funds rate은 4.75 ~ 5.0% 인 것과 대조되게, 한국의 기준금리는 3.5%이다.
일부 사람들은 한국의 기준금리가 대표 벤치마크인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한국의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나는 이에 반대되는 견해를 가진다. 오늘은 내가 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오른다는 견해를 가진사람들은 한국이 신흥국이라고 전제로 주장을 펼치는데, 투자의 관점에서 한국은 신흥국이 맞다. MSCI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 바로미터에서도 한국은 대만과 같이 신흥국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되어 있다.
실물경제는 돈으로 움직인다. 실제로 세계 최대의 기관들은 한국을 신흥국으로 보고 투자하고 있으며, 수많은 자금들이 이 기준점에서 움직인다. 따라서, 한국이 신흥국이라는 전제에서 한국의 기준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견해는 투자의 관점에서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목표로 하는 방향성을 생각해 본다면 내가 왜 미국 중앙은행만큼의 금리상승이 힘들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하여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중앙은행의 목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로 나뉘며, 첫 번째는 물가안정화를 위한 정책 수립이다. 중앙은행이 지향하는 중립금리는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기준금리를 의미한다. 이 금리에 가장 크게 감안되는 요소 중 하나가 물가 상승률(인플레이션)이다. 따라서 한국은행의 가장 큰 첫 번째 목표는 다른 중앙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물가안정이다.
중앙은행의 두 번째 목표는 실업률 관리이다.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물가가 상승하면 당연히 수요가 줄어들고 공급이 감소하며 결국 일자리가 줄어 실업률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중앙은행이 국민경제를 안정을 위한 기관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물가상승과 실업률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게 이해가 간다. 이는 Fed의 연설문을 읽어보면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은행 또한 다른 중앙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실업률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다른 점은 금융안정성 관리에 초점을 둔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가계부채중 변동금리의 비중이 굉장히 높다. 한국은행의 22년 8월 자료에 따르면 가계의 가장 큰 부채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약 45%가 변동금리 상품으로 설정되어 있다. 미국은 한국과 정반대의 상황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약 1%만 변동금리 상품에 가입되어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 관리를 위해서 과감한 금리인상을 할 수 있지만 한국은행이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한국은행이 미국 중앙은행만큼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이 가는가? 대출상품들이 기준금리보다 높기에 지금의 금리도 부동산담보대출로 집을 구매한 서민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과는 다른 가계 대출 상황 때문에 금리 인상에서 느끼는 가계의 부담감이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하여, 금리인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특수성이 때문에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더라도 한국은행의 금융안정성을 목표로 하는 기준금리 인상 정책이 미국만큼 진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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