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s

경제서적/ 앞으로 3년 경제전쟁의 미래/ 오건영지음

by KTC_Dong 2021. 7. 25.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258872

 

 

"부의 대이동" 다음 책으로는 2번째 접하는 오건영 전문가님. 친구가 단톡방에 올려 주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뒤 그의 저서를 더 읽어보고 싶었다. 진정한 고수는 쉬운 말로 어려운 문제를 차근차근 설명할 수 있다. 오건영님은 진정한 고수이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학부 수업 중 들었던 여러 거시경제 사례들이 환율과 금리라는 기둥 아래 차곡차곡 정리가 되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이 책을 접하면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되리라 장담한다.

 

글로벌 경제를 분석한다는 건 복잡계를 분석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복잡하다. 과거 자료는 논리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더욱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가 될 수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기준을 잡고 대상을 논리적으로 풀어 가는 것은 대단하다. 이 책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이유이다.

 

이 책은 과거 글로벌 금융, 경제의 사건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주요국 '일본, '유로존', '미국', 이머징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 책에서 설명된 일련의 사건들을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록하고 싶다. 이는 책을 통해 배운 지혜를 미래에 상기하려는 목적도 있고, 글로써 읽은 내용을 정리하면서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사실 도서 리뷰를 하면서 내용을 정리하려는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 요약과 발췌 능력을 기르기 위함이다. 요약과 발체 능력이 글쓰기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이를 실천하면 긴 글도 주요 내용만 뽑아 '발췌'하고 짧은 글로 압축하여 '요약'을 하며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언젠가는 내가 그런 수준의 글을 쓰길 바란다.


환율은 돈의 대외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한 통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지는 가치를 표현한다. 따라서, 국내 호재로 인해 자국 돈의 가치가 상승하더라도, 국내 호재가 자국 통화 가치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보다 외국에서 외국 통화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할만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자국 통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이를 잘 표현해 주는 것이 환율이다.

 

금리는 쉽게 말해 돈의 대내적 가치를 의미한다. 금리가 높아진다는 것은 돈을 대출한 경우에는 이자 부담이 커짐을 의미한다. 고정된 금리의 이자를 받는 입장이라면 더 큰 액수를 받는 것이다. 화폐 시장에서도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 법칙을 생각해볼 수 있다. 돈에 대한 수요가 커진다면, 돈의 가격을 나타내는 (시장) 금리가 상승한다. 즉,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시중에 화폐 공급이 늘어난다면 화폐의 가격, 금리는 하락한다.

 

화폐의 가격은 상품의 가격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화폐 공급이 늘어서 화폐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특정 상품에 지불하던 금액이 상승할 수 있다. 화폐의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더 많은 수량의 화폐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원유 등 원자재 가격 변동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달러로 대표되는 화폐시장과 상품(원자재) 시장으로 구분했을 때,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면 원자재 가격은 하락할 여지가 크다. 화폐 가치 상승으로 인해 더 적은 액수로 동일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환율과 금리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슈들을 점검해보고 싶다.

 

1) 1980~2000년대 일본

일본은 '잃어버린 4반세기'로 표현되는 성장 지체 현상을 겪어 왔는데, 그 배경에는 일련의 사건과 이에 대한 일본 중앙은행, 정부의 반응이 있었다.

 

-배경

 

사건의 발단은 플라자 합의에서 시작합니다. 70년대 당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치솟는 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의 고통을 겪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당시 Fed 의장인 폴 볼커를 필두로 금리 인상을 단행합니다. 20%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금리 인상을 통해서 기업과 가계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대출과 투자가 줄고, 실업이 치솟더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였습니다. 결국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해소하여 물가 안정을 달성합니다.

 

물가 안정 이후, 미국은 쌍둥이 적자를 겼습니다. 즉, 감세안으로 인한 정부 지출의 증가, 재정지출 적자와 서독 및 일본의 부상 등으로 인한 미국 제조업 수출의 감소, 대외무역 적자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또한, 금리가 20%에 달할 정도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달러 가치를 상승하게 하는 주 요인이었습니다. 단연 달러 가치 상승은 미국의 수출 가격 경쟁력에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플라자 합의와 루브르 합의를 시행합니다. 미국이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는 이유를 일본과 서독에서 찾은 것입니다. 당시 가격이 저렴했던 일본 제품 가격을 올릴 계책으로 엔화 가치 절상을 택합니다. 이것이 플라자 합의입니다. 이를 통해 무역적자 상승 속도를 낮추는 데 성공하지만 적자를 줄이는 데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이제는 서독과 일본에 미국의 물건을 많이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금리 인하를 통해서 내수를 부양해 미국 제품 소비를 늘리라는 뜻입니다.

 

플라자 합의를 통한 환율 조정과 루브르 합의를 통한 금리 인하 및 내수 부양은 말 그대로 일본 내수 소비력을 엄청나게 증가시켰고 1987년 즈음 미국의 무역적자는 크게 감소합니다. 그러나 일본 내수에 거품이 끼기 시작합니다. 기업들은 투자보다는 부동산 등 자산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합니다. 주택 담보대출 LTV가 120%에 달했다고 할 정도니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당시 일본은 엄청난 소비력으로 미국의 록펠러 타워, 컬럼비아 픽처스를 비롯한 유수의 미국 자산들도 사들였다고 합니다.

 

서독과 일본 중앙은행을 과열된 자산 시장을 경계하며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 하지만 1987년 10월 이례적인 '블랙먼데이'가 발생하여 S&P 500가 20% 전후한 만큼 붕괴하였습니다. 서독과 일본 중앙은행은 기존의 금리 인상 스탠스를 바꿔 기존 유지 혹은 심지어 인하 스탠스로 갈아탑니다. 일본 중앙은행은 당시 낮은 유가, 엔화 절상으로 인해 낮은 물가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금리 인상 결정을 철회합니다. 버블을 용인해버리기로 합니다.

 

- 이후의 실책과 행보

 

1989년 일본 자산 시장 버블은 거의 정점에 달해 니케이 225지수가 당시 40,000포인트에 육박하였습니다. 당시 1987 ~ 1988년 지가 상승률은 연 20%에 달했다고 합니다.

 

실책 1) 과도한 금리 인상.

1989년 초 재할인율을 2.5%에서 90년 중반까지 6%까지 올려버립니다. 이는 주택 담보대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LTV 120%까지 대출이 가능했음을 고려해본다면 엄청난 부담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주택 구매자들이 매도를 희망했고 이는 주택 가격의 큰 폭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과도한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는 디폴트 선언(일종의 배 째라는 식)을 했는데, 이는 일본 은행의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부책 가격이 자산 가격을 훨씬 압도해버린 것입니다. 일본 국민들은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소비를 극도로 줄여버리는 사태로 이어집니다. 물건 가격 하락은 기업의 마진 감소로 이어지고, 고용이 축소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실책 2) 디플레이션 진입 방조

이처럼 자산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정화 대책을 피기보다는 방조해버려 디플레이션은 더욱 심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실책 3) 실효성 낮은 경기 부양책

앞서 부실대출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시 일본 당국은 오히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시행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버블로 인해 이미 수익, 접근, 효율성 등이 개선될 만한 지역에는 이미 어느 정도 정부나 민간 주도로 인프라 투자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적자만 더 가중되었습니다. 실효성이 낮았습니다.

당국은 1997년에 이르러 공적 자금 투입을 하여 은행권의 저조한 자금 중개 기능을 수행하도록 유도합니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일본 당국의 실패를 3가지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버블 붕괴의 원인은 '1) 사전 차단의 미흡, 2) 빠른 금리 인상 단행, 3) 자산 가격 안정화 대책 미비, 4) 핵심보다는 실효성 낮은 정책 이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후 일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⑴ 고베 대지진과 역플라자 합의

내수, 수출에서 모두 고충을 겪던 일본은 국지적인 재앙을 맞이합니다. 바로 고베 대지진입니다. 고베 대지진 발생으로 인해 엔화 수요는 급등합니다. 지진 피해로 인해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지불해야 하는 손해보험사들이 해외투자 자산을 매각하여 엔화를 무진장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1달러당 80엔 수준까지 도달하였고 사실상 미국에 요청하여 약세로 전환을 합니다. 1995년 9월 100엔을 넘는 수준으로 약세를 유도하였습니다. 이 사건이 '역플라자 합의'입니다. 이러한 엔화 약세는 한국의 외환위기에서 한국 기업들의 수출을 억제하는 악재로까지 작용합니다.

 

⑵ 동일본 대지진과 무제한 양적완화.

고베 대지진과 마찬가지로 동일본 대지진이 2011년 발생하였고 이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슈퍼 엔고로 이어집니다. 과거와 유사한 사례에서 엔고 탈출을 위한 '아베노믹스'가 시행됩니다. 일본 중앙은행(BOJ)는 일본 국채를 매입하여 무제한 양적 완화를 시행합니다. 심지어 엔화를 찍어 국체를 매입하기도 합니다. QE의 목표는 물가가 2%에 도달할 때까지였습니다. 양적완화와 더불어 *질적 완화까지 합니다.(QQE) 이러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엔화 약세를 달성하며 어느 정도의 수입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집니다.

*질적 완화 - 국채 이외 자산, 즉 회사채나 주식 등을 담보로 화폐공급.

 

⑶ 인플레이션 유도 정책의 효과

이런 정책을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이유에는 국내, 국외적 요인이 있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일본이 초고령 국가에 해당되며 이는 상대적으로 상당수 국민이 연금 수입에 의존하는 노년층이라는 의미입니다. 일정한 연금을 받는 국민들에게 물가 상승은 당연히 악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즉 실질적인 연금 구매력이 하락하는 셈입니다. 비록 엔화 약세가 일본 수출 기업들에게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인구구조 특성을 고려한다면 엔화 약세를 통한 인플레이션은 외면받을 것은 자명합니다.

국외적으로는 국제사회 눈치 때문입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일본 엔화의 약세 현상은 국제사회의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1995~2015년 한국

 

- IMF 외환위기

역플라자 합의로 엔화 약세, Fed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은 이머징에서 돈이 빠져나가 미국으로 흘러들어가게 했습니다. 엔고로 인해 수출 증가를 경험했던 한국 기업들이 달러 빚까지 얻어 가면서 투자를 했는데 엔화 약세로 수출 미래에 먹구름이 끼게 되었습니다. 부채 부담도 늘고 성장에도 제한이 생긴 것입니다.

당시 한국은 자유변동환율제가 아니라 관리변동환율제를 택하고 있었습니다.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면 달러-원 환율은 급등을 해야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외환 당국은 역류를 거슬러 대규모로 달러를 외환 시장에 매도하였고 외환보유고로 인하여 매도 개입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결국 달러가 부족하게 되고 외환위기를 겪습니다. 보유 달러가 없으면 기본적으로 원유 수입이 안됩니다. 각종 금융거래 시장에서 금융거래 역시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IMF로부터 긴급 달러 대출을 받고 이를 대가로 IMF는 한국 기업에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였습니다.

 

구조조정으로 실직도 늘고 구직자들은 채용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은행 수익의 원천이었던 기업 대출이 줄면서 은행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섭니다. 그것은 가계 대출입니다. 부동산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 대출은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은행은 시중 유동성 공급을 확대합니다. 자금 수요는 부족한데 공급이 많다는 것은 돈의 가격 즉 금리 하락을 의미합니다. 이는 가계의 대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2000년대 초반 부동산 가격을 들썩이며 아파트 매입 재테크가 유행하면서 가계 부채는 급격하게 늘기 시작합니다. 가계 부채의 증가는 한국은행 금리 정책의 자유를 제한하기도 하고 기업 대출처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가능성도 없습니다.

 

- 가계 부채발 한국 경제 10년 주기 위기설

 

위기설 배경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한국 경제.

1. 국제 금융 안전망 구축. 즉 통화스와프 2008년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통화스와프 라인 구축이 있었다.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10개국 역내 통화 안정화를 위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도 한 몫.

2. 국채 위상 변화. 외환보유고도 지속적인 무역흑자 덕분에 계속 증가하며, 주요국 대비해 GDP 대비 재정수지는 양호.

 

- 원화 강세 vs 약세 근거

 

* 강세

-수출을 토한 무역 흑자. 외환보유고 증가. 원화 공급 증가는 금리 인하 및 달러-원 활율 상승(원화가치 하락)로 이어진다. 무역흑자와 더불어 환율의 급격한 약세를 방어할 수 있다. 원화유동성 공급(당국이 달러를 사면서 그 대가로 원화를 풀고-태화개입, 풀린 원화만큼 통화안정 채권발행-불태화개입)

- 글로벌 노령화의 속도가 보다 빨라질수록 국채에 대한 수요 증대. 이머징 국가에 비해 한국 국채 매력도는 증가.

-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 제거(남북 관계)

 

*약세

- 위안화와 엔화 약세는 한국 원화 약세 요인.(위안화 약세 시, 중국이 한국 제품 수입 시 수입가격 상승, 이는 한국 제품 수요를 감소시킴)

- 세계 경기 하강 등 시장 불안감 고조

- 미국의 독보적 성장과 금리 인상

 

금융위기 이후, 고환율 저금리 정책 중심으로 수출 증가를 강하게 밀어붙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엔화 강세,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택한 투자 중심 경기부양(차화정_자동차, 화학, 정유), 반도체와 스마트폰 IT 산업의 호조로 한국 경제 유리.


3) 2000~2016년 유럽

 

그 유명한 유럽 재정위기. 원인과 해결 과정을 중심으로 내용을 요약하겠습니다.

 

- 원인

 

유로존의 구조적 특성에 기인합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 동맹을 EMU(European Monetary Union)이라고 합니다. 이 안에는 당연히 국가 경제력이 높은 독일,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그리스까지도 동일한 유로화를 사용하는 동맹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 자체가 문제가 된 것입니다. 동맹이 주는 이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유로 재정위기입니다.

 

경제력이 강한 국가는 그에 걸맞은 강한 화폐를 갖습니다. 그러나 독일은 경제력에 비해 가치가 희석된 유로화를 사용했고 이는 독일에 통화 약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반면 그리스는 수출 제조력 산업 기반이 약하여 수출을 통한 성장은 어려웠습니다.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내수 소비를 늘리고자 합니다. 미래의 소비를 끌어와 부채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입니다. 유로화는 그리스 경제력 대비 고평가된 화폐입니다. 그 덕분에 그리스는 국가 능력 대비 더 낮은 금리로 부채를 조달한 것입니다. 그리스는 무역 적자로 어렵지만 이를 타개할 소비를 위해 부채를 축적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부채가 잔뜩 쌓인 그리스는 외부 충격,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가 부도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유로화, 달러로 된 부채를 자국 통화로 갚을 여력이 안되고, 수출이 늘리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쫓아내면 어떠냐? 하는 의견이 제시될 수 있습니다. 유로존을 이끄는 독일이 블록 내 국가들에 대해선 암묵적으로 지원한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독일 역시도 이번 위기에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그리스가 탈퇴하자니 높은 부채를 부담하고 있던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들도 이런 식으로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는 즉 유로존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선뜻 제안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또한 독일 역시도 유로화로 인해 자국 능력 대비 약해진 통화 가치로 수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독일에도 커다란 기회였던 셈입니다. 반면, 그럼 독일이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은 어떨까? 독일이 유로존에서 빠져나올 경우 과거와 같이 마르크화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면 마르크화는 상당한 수준의 강세를 보일 것입니다. 통화 가치뿐만 아니라 유럽 역내 교역 비중이 높은 독일은 인접 국가들과의 마찰 역시도 반갑지 않습니다. 이는 독일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히기 때문에 독일 입장 역시도 유로존을 떠나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 해결

이러한 재정위기를 어떤 식으로 해결하였을까요? 이 책은 흔히 부채 위기를 해결할 태도로 4가지를 제시합니다. 1) 무조건 아껴 쓰고 벌어서 갚기, 2) 디폴트 선언, 배 째라는 식으로 부채 탕감(헤어컷) 요구, 3) 저금리인 상태로 계속 이자 탕감, 4) 부채를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화폐 공급(양적완화)입니다.

 

미국은 금융위기 당시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까지 인하했습니다. 또한 시중에 국채를 사들이면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양적완화도 시작합니다. 또한 이러한 정책 결과, 달러 약세로 인해 수출 개선을 통해 돈을 벌었습니다. 이를 통해 부채를 줄이고 독보적 성장으로 이끈 셈입니다.

 

반면, 유럽은 긴축을 선택했습니다. 선도하는 국가인 독일은 1차 세계 대전 이후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붕괴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역사적 교훈과 더불어 위기 당시 자국 경제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은 달갑지 않았습니다. 유로존 경기 부양을 위해 EU 내 재정지출을 쉽게 늘리거나 하면 안 된다는 게 독일 입장이었습니다. 물론 유로 전 위기가 심각했을 때 ECB는 일시적으로 돈을 풀어 PIIGS 국가들을 도와줬지만 이후 금리 인상을 하고 재정지출을 줄이려 했습니다. 즉, '긴축재정'을 택한 셈입니다. 당시 달러, 엔화 대비 긴축을 택한 유로화는 강세를 피하지 못해 수출 면에서도 큰 부담이 있었습니다.

 

결국 ECB는 2015년부터 양적완화에 돌입했습니다. 최근에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금리를 더욱더 낮추고 돈은 마구 찍어 뿌리고, 재정지출은 마구 늘리는 게 답이라는 일종의 포퓰리즘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 화폐이론(Modern Monetary Theory)가 대표적입니다.


4) 2010~2018년 중국

 

중국은 해당 기간 동안 부채위기를 겪습니다. 배경, 버블의 탄생과 붕괴, 위안화 절하, 문제 봉합 순으로 요약을 하겠습니다.

 

- 배경

 

중국은 고성장을 유지해야 하지만 금융 위기 직후 미국 경제 둔화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자국 소비 역시도 국민의 소비 여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안이 국가 투자를 늘리는 것이었습니다. 즉 투자로 성장을 견인하는 것입니다. 대대적인 투자는 중국 기업이 과잉 생산, 과잉 재고, 과잉 설비로 이어집니다. 전 세계의 수요가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국영 기업들은 이러한 투자를 위해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늘어난 부채 비중은 골칫거리였습니다. 당시 중국 당국은 부채를 줄이기 보다는 자본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 드라이브를 합니다. 당시 중국 내 주식시장은 한 겨울과 같았는데 이러한 부진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폅니다.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를 대여섯 차례 낮추었습니다. 또 2014년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후강퉁을 발표해 중국 본토 상하이 주식과 홍콩 주식시장을 연결하였습니다. 1인 1계좌를 전면 폐지하여 2015년 6월 5,000포인트 선을 넘었습니다. 일련의 정책들은 버블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그래서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변경합니다. IPO 속도를 올리고 주식 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합니다. 주식 공급 물량을 확대하기도 하고 보유 중 주식을 팔도록 강제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2016년 3,000포인트까지 주식 시장이 떨어집니다. 배경에는 유로화, 엔화 환율 전쟁이 있습니다. 당시 이머징 통화<미 달러<중국 위안화 가치로 인해 중국 수출 성장을 출렁였습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안화 강세 기조를 유지하려는 중국은 힘에 부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위안화 절상을 통해 국제화를 꿈꾸고 투자자의 자금 유출을 방지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 버블 붕괴와 미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보다는 유출이 더 컸습니다.

 

2015년 8월 위안화 절하를 기습 단행하였고 중국 수출 경쟁력 강화는 이머징 국가들의 수출 경쟁력을 위협하였습니다. 이머징 국가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거대 시장으로서 중국은 위안화 절하로 인해 수입 물가가 상승하여 이머징 수입품에 대한 낮은 수요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 해결(봉합)

 

한 국가의 통화 정책은 1) 자유로운 자본 이동, 2) 안정적인 환율, 3) (해당 국가의 상황을 반영한) 독립적인 통화정책 중 세 가지를 모두 택할 수 없습니다. 이 중 2가지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불가능한 삼위일체'입니다.

 

당시 중국은 '트릴레마'를 겪고 있었습니다. 한 가지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다른 두 가지 정책 목표를 이루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사용했으니 2) 안정적인 환율을 택했습니다. 또한 금리와 지준율 인하 등 자국 경기에 맞춰서 통화 정책을 운용했습니다. 3)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택한 셈입니다. 중국은 1) 자유로운 자본 이동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후강퉁'과 같이 1) 자본 시장 개방(자유로운 자본 이동) 역시도 가져가려고 했습니다. 이게 화근이 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금리를 올리려는 움직임 속에서 중국은 금리를 내리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외국인 투자 자금은 미국으로 빠져나갈 것이고 이는 위안화 가치를 하락시킬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외환보유고를 이용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지 않고 절상을 어떻게든 이어갑니다. 2와 3을 포기할 수 없었던 중국은 1) 자유로운 자본 이동을 억제하려 합니다. 2016년 1월 강력한 자본 통제 정책으로 기업들의 외화 유출을 단속하고 통제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016년 2월 미국의 금리 인상 계획이 철회되면서 중국 자본 유출 압력도 크게 줄어들었고 극도로 하락했던 중국 위안화 가치도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5) 금융위기 이후 미국

 

미국 파트에서는 읽으면서 메모하고 싶은 내용만 기록해보았습니다.

 

Fed는 한번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상당히 무서운 속도로 인상을 한다는 사실을 과거 자료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금리 측면에서 Fed는 금리 인상에 대해 인자한 스탠스로 전환했던 과거도 있습니다.

 

달러 강세가 끼치는 국제 영향을 요약하겠습니다.

1) 이머징 국가의 달러 빚 부담 증가(이자비용). 실질 부채 부담을 확대하는 셈입니다.

2) 원자재 가격 하락

3) 미국 내 수입 물가 하락. 이는 오히려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가 미 경제성장의 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비 심리 위축은 미 성장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플라자 합의, 루브르 합의, 역플라자합의, 양적 질적 완화(QQE)를 통해 개괄적인 일본 금융 역사를 살펴보았습니다. 한국의 경우, 외환위기, 환율 방어, 가계부채와 고 수출 환율정책을 살펴보았습니다. 유럽 차례에서는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양적완화를 살펴보았습니다. 중국에서는 과잉투자가 만들어낸 부채위기, 미금리 인상과 맞물리면서 만들어낸 중국 위안화 위, '16년 2월 달러 약세 공조(상하이 합의)로 위기가 봉합되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거시 경제 흐름은 한 나라 경제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특히, 대외시장 개방도와 무역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는 책보다 기본에 충실한 책과 함께 거시 경제 맥을 짚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투자를 하고, 세상을 알아가는 데 굉장히 큰 자산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 요약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