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버니 샌더스 후보가 사퇴했다. 그러자 미국 증시가 올랐다. 한국경제 등 주요 언론들은 이러한 내용을 보도하며, "반시장적 정책의 우려가 사라진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사실일까?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44% 올랐고, S&P500 지수는 3.41%, 나스닥지수도 2.58% 상승 마감했다. 분명 주가는 올랐다. 만약 버니 샌더스 후보의 사퇴 이외에 어떠한 이슈도 발생하지 않았다면 '샌더스 사퇴'와 '주식 상승'의 인과관계가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샌더스 후보 사퇴 외에도 ①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② 산유국 대규모 감산 합의 전망 등 시장에는 주가 상승을 견인할 만한 굵직한 호재들이 존재했다.
그렇다면, 샌더스의 공약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주식들이 특히 많이 올랐을까? 샌더스는 본인 스스로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칭하며 다양한 반(反)시장주의적 정책을 내세웠는데, 대표적으로 ① 법인세 인상, ② 부유세 도입, ③ 전국민 의료보험 등이 있다. 이 중, 법인세 인상이나 부유세 도입은 비교적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므로,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종목들이 상승했다면 샌더스의 사퇴가 미국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itedHealth Group, UNH) 8.0%, 몰리나헬스케어(Molina Healthcare, MOH) 12.45%, 앤섬(Anthem, ANTM) 10.25% 등 의료보험 기업들의 주가가 지수 대비 상당히 많이 올랐다. 이는 샌더스 리스크 해소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코로나 19의 진정세가 민간 의료보험사에도 큰 호재로 작용한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샌더스 후보의 사퇴가 미국 증시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확신한다. 정치적 리스크는 분명 기업뿐만 아니라 산업, 더 나아가 국가 경제를 망칠 수 있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더 심할 수 있다. 선거를 앞두고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온갖 포퓰리즘 공약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추어 봐도 에너지 관련주(에너지 전환 정책), 통신주(데이터 공공재 정책), 항공주(외교적 갈등), 건설주(부동산 규제) 등이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고, 일부 기업은 회생 불가할 정도로 무너지기도 했다.
투자자에겐, 예측불가한 정치적 리스크는 그 자체로 재앙이다.
원유 감산 합의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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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샌더스 사퇴에 美 증시 환호한 이유는?(한국경제, 202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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