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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ments

일본 기업 분석 /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 Co., LTD) - 유니클로, GU, Theory 등의 브랜드를 가진 글로벌 시총 2위 의류 기업

by KTCF 2021. 9. 7.

패스트 리테일링(株式会社ファーストリテイリング / Fast Retailing Co., LTD)

일본 기업 분석 첫 번째.

글로벌 의류업계 시가총액 2위 기업, 유니클로, GU, Theory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니케이 225 지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 일본 불매운동의 표적이 된 기업, 일본의 패스트 리테일링(TSE: 9983)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패스트 리테일링이 일본 기업 분석 포스팅의 첫 번째를 차지한 이유는 단순하다. 니케이 225 지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9.76%, '21.7.30일 기준). 앞으로도 니케이 225 지수의 비중 순서대로 분석할 예정이다(2위는 도쿄 일렉트론, 5.93%).

 

주요 경영 지표

패스트 리테일링의 매출액은 '18년 2.1조 엔→ '19년 2.3조 엔으로 증가하다, 코로나19의 여파로 '20년 2.0조 엔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영업이익도 같은 추세를 보이는데, '18년 2,400억 엔→ '19년 2,600억 엔→ '20년 1,500억 엔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감소가 두드러진다. 영업이익률도 2018년과 2019년 11%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0년 7.4%로 감소하였다(아래 그래프 참조).

연도는 회계연도(Fiscal Year) 기준(전년 9월~당해년도 8월), 출처: 사업보고서

코로나 전후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분기별 실적 데이터를 보자. 분기별 자료는 보기 쉽게 달력 기준(Calendar Quarter)으로 환산하였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 2020년 모든 분기 매출액이 감소하였다. 2020년 2분기의 감소폭이 가장 큰데, 2020년 2분기가 코로나 팬데믹 선언(3.15일) 이후 사람들의 외부활동이 본격적으로 위축되던 시기인 점을 고려하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달력 기준(Calendar Quarter)

분기별 영업이익도 달력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매출액과 마찬가지로 영업이익도 2020년 2분기가 최악이었다(영업적자). 그러나 구조조정 등을 통한 비용 감소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개선되어 2020년 3~4분기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영업이익의 성장은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의 모습으로 매출액이 성장하지 않는 한, 기업의 펀더멘털이 개선되었다고 볼 수 없다.

 

 * 3~4분기 영업비용(판관비 등 영업 관련 비용 합계, 백만 엔): 19.3Q 212,076→ 20.3Q 199,022 / 19.4Q 223,890→ 20.4Q 213,046

** 불황형 흑자: 매출액이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통 구조조정 등으로 비용이 감소한 경우에 발생

달력 기준(Calendar Quarter)

 

사업 내용

패스트 리테일링은 앞서 말한 것처럼,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의 글로벌 의류 기업이다(나이키 등의 스포츠 브랜드와 LVMH의 명품 브랜드 제외).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유니클로, GU, Theory 등이 있다. 유니클로와 GU는 원래부터 유명했고,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더 유명해져서 일본 브랜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지만, Theory는 미국에서 시작된 브랜드(2009년에 패스트 리테일링이 인수)이기도 하고, 가격도 유니클로와 크게 차이나는 편(한섬의 솔타시 정도의 가격)이라 패스트 리테일링의 브랜드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기업계통도(企業の系統図)', 출처: 사업보고서

그렇지만 유니클로의 매출액이 패스트 리테일링의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어서 나머지 브랜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아래 그림 참조).

부문별 매출액, 출처: Capital IQ

지분 구조

패스트 리테일링의 지분은 창업자인 야나이 타다시(柳井正, Yanai Tadashi)가 29.06%, 노무라 자산 운용이 11.57%, 창업자의 아들인 야나이 카즈미와 야나이 코지가 각각 9.33%, 8.22%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 일가의 지배구조가 상당히 강력한 편이다(21.8.20일 기준).

 

요약 및 총평

패스트 리테일링은 코로나 이전까지 유니클로를 중심으로 꾸준한 외형 성장을 이루어 냈다. 특히, 저성장 국면에서 저렴하고 적당한 품질, 뛰어난 활동성을 갖춘 의류는 일본 내수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19년 하반기 수출규제로 촉발된 불매운동으로 실적이 악화되었고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손상되어, 앞으로도 이를 개선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2020년에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루던 매출액이 전년 대비 역성장하였고, 특히 2020년 2분기의 실적 감소폭이 특징적이었다(매출액 큰 폭 감소, 영업 적자).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2020년 3~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는 불황형 흑자의 전형으로 매출액이 반등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유니클로의 내수 및 해외 매출이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므로 일본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적 정상화가 최우선이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고 일상으로의 복귀(Re-opening)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보복 소비(Pent-up)에 따른 고가품의 수요 증대가 예상되므로 중저가 위주의 패스트 리테일링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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