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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 투자 / 금융주(은행주) 전량 매도 후기 - 돈을 벌면 악(惡)?!

by KTCF 2021. 2. 22.

금융주(은행주) 전량 매도 후기 - 돈을 벌면 악(惡)?!

가지고 있던 금융주를 전량 매도했다. 기존 계획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하기 전까지 분할 매수 후 금리 인상 시그널이 나오면 분할 매도할 생각이었으나, 한국 금융주를 오래 보유하기에는 정책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하였다. 관치금융이라는 오랜 망령이 더욱 강해져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의 관치금융은 은행의 낮은 배당성향과 함께 한국 금융주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꾸준히 지목되었다. 다만, 은행의 낮은 배당성향은 금융 시스템의 선진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반면, 관치금융은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알려진 위험은 위험이 아니다."라는 금융시장의 오랜 격언처럼, 나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K-관치금융을 리스크 요인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관치금융이 이보다 더 심해질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이는 관치금융이 개선된다면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보았었다. 하지만 K-관치금융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한단계 진화하여 바닥 아래 나락이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 주었다.

 

 

코로나 유동성 지원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의 은행들은 코로나 유동성 지원에 총동원되었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됐다. 은행의 가장 첫 번째 역할이 자금 중개를 통한 유동성 공급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동성이 위축되면 기업의 줄도산으로 이어져 은행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더 큰 위기로 작용할 것이 분명했다.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

금융위에서 배당 자제 권고명령를 했다. 이것은 꽤나 뼈아팠지만 참을 만했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과도한 배당은 향후 이어질 수 있는 충격에 대한 대비할 수 있는 현금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비교적 객관적인 근거도 있었다. 과도하게 해석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코로나 이익공유제

코로나 이익공유제가 화두에 올랐다. 대상은 코로나로 인해 수혜를 본 기업으로 삼성전자, 네이버, 배달의 민족 등 다수의 기업들이 리스트에 올랐다. 그리고 금융지주(은행 등)도 역시 빠지지 않았다. 코로나로 대출이 늘고,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중개수수료, 투자 수익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향후 찾아올 여진을 대비하라며 주주 몫의 이익을 빼앗더니, 이번에는 이익 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라고 한다. 이미 코로나 대책에 총동원되어 사회에 상당한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며칠 후, 여당 의원은 "영업 제한 또는 영업장 폐쇄 명령을 받거나 경제의 급격한 변동으로 소득이 현저히 감소한 사업자가 은행에 대출 원금 감면, 원리금 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의 은행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이를 기사로 접한 후, 나는 매도 버튼을 눌렀다.

 

마치며···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 직원의 연봉 또는 성과급 등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해당 기사의 베스트 댓글은 항상 이런 식이다.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버는 은행"

"서민들의 피를 빨아 돈을 버는..."

"예금이자는 낮고, 대출이자는 높게 받는 파렴치한..." 등등

 

물론, 댓글이 전체 여론을 반영한다고 볼 수 없지만, 이런 답없는 댓글들이 공감 몇천 개를 받아 베스트를 차지한다는 것은 금융주의 암울한 미래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정치권이 금융주의 이익 창출과 주주 가치를 훼손하려는 정책을 감행해도 반대 여론이 형성되지 않고, 오히려 꼴 좋다며 더욱 강하게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6월 29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 TV를 보고 작성한 글의 일부로 글을 마친다.

 

"영상 말미에 김프로님이 한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10여년 이상 동안 은행주는 사본 적이 없다. 그 이유는 은행은 돈을 많이 벌면 악(惡)이 되는 산업이 되었기 때문." 자본주의 사회에서 혁신을 통해 돈을 많이 버는 행위를 칭찬하고 장려해야 마땅하지만, 돈을 많이 벌면 악이 되는 이 환경이 은행주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한전과 가스공사 주식도 안 사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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