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고서에는 정책금리라 표현되어 있으나, 기준금리가 보다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 기준금리로 용어를 통일하였습니다. (현재의 정책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7일물 RP 또는 대기성 여수신 금리)로 결정)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KDI에서 흥미로운 보고서가 발간됐다. 「금리인하가 은행 수익성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인데, 은행주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로서 관련 내용을 정리하고 공유하고자 한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기준금리 인하 후 은행의 실적에 대한 기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표현이다. 또한, 모건스탠리, S&P 등 글로벌 금융기관에서도 금리 인하와 은행의 실적을 연관지어 자주 설명하곤 한다. 국내 증권사 역시 은행의 수익성의 가장 큰 리스크로 금리 인하를 첫 번째로 꼽는다. 이에, 일반 사람들도 금리 인하 움직임이 있으면 은행주를 매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실제로 꽤나 오랫동안 이어진 금리 인하 기조에서 은행주의 주가는 꾸준히 우하향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은행의 수익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우상향 했는데, 지금까지는 이를 은행의 혁신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은행들은 비대면 전환을 통한 비용 절감과 비이자수익의 증대를 통해 전통적인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구조를 서서히 탈피해 나갔다. 그리고 이번 KDI 보고서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금리 인하가 실제로는 은행의 순이자마진 하락에 영향을 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기존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수익도 은행의 수익 창출에 같이 기여했다.
보고서는 2002~19년 은행 단위 패널자료를 활용해 콜금리가 1%p 변화(상승·하락)할 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그리고 순이자마진의 변화를 추정했다. 그 결과 콜금리가 1%p 상승할 때, 예금금리는 0.53%p, 대출금리는 0.58%p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순이자마진은 0.05%p(0.58%p-0.53%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은행의 순이자마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은행의 시장지배력과 연관되는데, 은행은 진입장벽이 높은 과점시장이다. 과점시장에서 공급자는 가격 결정권을 갖게 되고, 이에 기준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낮게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가 2%인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1%로 설정할 수 있고, 따라서 기준금리의 변동폭보다 예금금리의 변동폭이 더 작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은행은 예금금리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확보된 자금을 통해 단기 금리 변동과 무관한 장기대출의 비중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다시 기준금리에 대한 대출금리의 민감도를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은행은 기준금리 변화에 대응하여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예금금리의 민감도를 낮추고, 장단기 대출의 포트폴리오를 조절하여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콜금리와 순이자마진
콜금리 : 금융기관이 남거나 모자라는 자금을 30일 이내의 초단기로 빌려주고 받는 것을 ‘콜’이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초단기 대차(貸借)에 적용되는 금리가 바로 ‘콜금리’이다. 콜금리 중개업무는 한국자금중개주식회사와 서울외국환중개주식회사 등 2개 중개회사가 담당하고 있으며, 은행간 직거래도 가능하다. 콜금리는 2008년까지 정책금리로 사용되었으나, 이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정책금리로 사용되고 있다.
출처 : 금융위원회 금융용어사전
순이자마진 :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자산(금리부) 운용 결과로 발생한 운용자금 한 단위당 이자순수익(운용수익률)을 의미한다. 이자자산순수익(이자수익자산 운용수익 - 이자비용부채 조달비용)을 이자수익자산의 평잔으로 나누어 계산하며,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활용된다.
출처 : 한국은행 경제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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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보고서 원문 ... 금리인하가 은행 수익성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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