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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 약속된 장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유

by KTCF 2020. 4. 1.

약속된 장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이 글은 『약속된 장소에서(Underground 2)』에 대한 감상문, 독후감 등의 형태이며,

책의 내용(줄거리) 및 요약을 일부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함께 한 종교단체가 자신들의 큰 존재감을 드러내었다. 바로 '신천지'이다. 신천지는 이만희를 교주로 하는 기독교계 사이비 종교로,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장본인으로 꼽힌다. 그리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신천지는 그들의 거대한 규모로 사람들을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이들의 신도 수는 24만 명으로 웬만한 지방 소도시 인구를 초과한다. 나 역시 이를 접한 후 상당히 놀라게 됐고, 왜 수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우리와 비슷한 듯 다른 '일본'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도쿄 지하철 사린사건, 그 가해자와의 인터뷰...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유는?

정신 또는 신체적인 아픔,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사이비 종교에 입신

 

도쿄 지하철 사린사건(東京地下鉄サリン事件)

1995년 3월 20일, 일본의 불교계 사이비 종교 옴진리교가 도쿄 지하철에서 화학무기로 사용되는 사린 가스를 살포한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승객과 역무원 등 12명이 사망하고, 5,510명이 중경상을 입는다. 사건 발생 이틀 후인 3월 22일, 일본의 경시청은 범행의 배후로 꼽히는 옴진리교를 강제수사하고, 교주인 아사하라 쇼코 등 주요 인물들을 체포한다. 후에 이들 대부분은 사형을 선고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일본의 유명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사건의 피해자를 취재하며 소설 언더그라운드를 집필하고, 몇 년 후 옴진리교 신자에 초점을 맞춰 후속작인 약속된 장소에서를 집필한다.

 

 

사이비 종교 신자들의 특징

옴진리교 신자들은 제각각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마 이 공통점들이 그들을 사이비 종교로 이끌지 않았나 싶다. 그들은 모두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건강하지 않다. 대부분은 신체적인 아픔이 정신적인 아픔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지만, 일부는 신체적 아픔 없이 정신적 결함만을 보인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빠질 확률은 극히 낮다.

특히, 이들은 사회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혼자 고립되어 자신의 내면에 지나칠 정도로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특이하게도 이들은 옴진리교 안에서 상당히 뛰어난 사회성을 보여주는데, 그 안에서 자신과 생각이 통하는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의외로 표면적인 감성과 이성은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아니다. 옴진리교 신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감성적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성적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오히려 너무 이성적이어서 문제인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단지 이성적으로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 겉으론 논리적이고 정합적으로 보이지만, 그게 너무 '지나칠 정도'로 논리적이고 정합적이게 생각하려 한다. 한 마디로 감성적으로 이성을 맹신한다. 자신의 이성만을 믿다보니 타인의 생각이나 이성은 배제하게 되고, 결국 크로스체크 없이 앞만 보고 가다 막 다른 길에 빠지는 것이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을 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 사람들은 단순히 자기가 믿고 싶은 종교를 믿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종교의 존재 이유를 사람들의 정신적인 만족이라 생각하는데, 신자들이 정신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종교가 무엇인가라는 것은 중요치 않다. 다만, 이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만 허용된다. 만약, 옴진리교 사건처럼 사이비 종교 신자가 종교적 이유로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 사람은 범죄자로서 처벌을 받아야 하고 그 종교는 교사 혹은 적극 가담한 혐의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종교의 자유든, 어떠한 형태의 자유는 모두 그 책임이 뒤따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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